-
그녀는 부끄러움을 만회하려는 듯 잠간 행위를 멈추었다. 그러나 다소곳한 태도와는 달리 그녀는 이 분야에서만은 감성적이고 잔잔한 세계보다는 화사花蛇처럼 열정과 육체성이 더 큰 여인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한 손으로 바다보다도 더 깊은 곳이자 해협처럼 좁게 이어져 있는 요니를, 붉은 네 닢짜리 연蓮스러이 문을 열어젖혔다. 나머지 한 손으로는 이미 완벽한 준비가 된 채 기다리고 있는 남성의 링감을 쥐었다. 그리고는 그 링감을 안으로 빨아들이려고 벽에 달린 돌기까지 동원해 온 힘을 다해 버르적거리고 있는 자신의 요니 속으로 밀어 넣어버렸다.
연재
아시아씨이뉴스
2021.07.07 13:59
-
몸을 뗀 그녀는 곧 간단한 주안상을 차려 왔다. 잠깐 옷을 갈아입고 몸을 씻고 오겠다며 그녀는 밖으로 나갔다. 방에 걸려 있는 그녀의 비단 치마 저고리의 천을 만져보니 얼마나 섬세하게 짜이어졌는지 촉감이 아침놀을 만지는 것 같다. 특히 용보龍補[용을 수놓은 천]는 가느다란 명주 꼰사를 사용해 자수를 했는데 용이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 입체적이다. 그 바느질의 정교함과 씨줄과 날줄의 밀도는 일반인들은 구경조차 쉽게 할 수 없으며 아마 왕이나 그와 깊게 관련된 사람이 아니면 감히 접해볼 수 없는 것이다. 그 비단 옷이 부드럽게 그녀의
연재
아시아씨이뉴스
2021.06.23 16:56
-
보통 춤을 전제로 하는 체조는 힘과 기술을 앞세운다. 하지만 그녀처럼 앞 코가 터져있어 몇 개의 발가락이 드러난 운동용 가죽신에, 속살이 비치며 하늘거리는 분홍색 운동복을 입고 윗몸을 상당히 드러낸 숨 막히는 몸매로, 한 번씩 도약을 하고 돌기를 할 때도 세밀한 동작과 표정 등 작은 부분까지에도 뇌쇄적인 성적 매력을 뿜어내는 것은 참관자들에게 자칫 요정으로 보이게 하기 쉽다. 그러나 그녀는 그럴 때 마다 부드러운 여인의 곡선 동작을 한 번씩 보여줌으로써 성적인 도발을 누그러뜨려, 건강미와 성숙미로 바꿈으로써 완숙한 여인의 차원으로
연재
아시아씨이뉴스
2021.05.14 16:57
-
두 사람 사이에 술잔이 과도하게 오고가자 그동안 제어된 의식이 무장해제 되었다. 한 사람은 아버지의, 또 한사람은, 아마도 짐작컨대,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세상에 버림받은 치명적인 정신적 외상을 입은 사람들이었다. 두 사람은 그것을 봉합하기위해, 서로에게 과도한 육체를 요구했다. 그러나 현실의 행위는 언제나 미진함을 주는데 그치자, 더 참지 못한 남녀는 막다른 골짜기로 몰린 상처 입은 짐승처럼 육욕의 덩어리가 되어 서로에게 폭력을 휘두르듯 달려들었다. 둘은 야율돌욕․고정임이라는 그럴듯한 이름과 세상 사람의 눈길을 이미 벗어던져버
연재
아시아씨이뉴스
2021.05.14 16:55
-
며칠 전 일이다. 답추가 끝나고 이취泥醉한 돌욕은 오랜만에 자유인으로서 단잠을 잤다. 새벽녘에 목이 말라 잠이 깨 보니 자신이 한 게르 안의 호사스러운 침상위에 누워있었다. 충실한 강다린과 살갈은 게르 앞에서 곰 가죽을 깔고 덮고 하여 튼튼한 사지를 쭉 뻗어 누구든 자기들을 깨우지 않고는 어재소御在所 안으로 들어갈 수 없도록 입구를 가로질러 누워있었다. 그것은 온몸을 던지는 충성스러운 숙위들이 취하는 동작이었다. 여울로 소금 섬을 끌어라 해도 기꺼이 끌 사람들로 돌욕을 존경하면서도 왕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는 최측근들이다. 사흘을
연재
아시아씨이뉴스
2021.03.16 15:00
-
현실의 대립관계에서 오는 복잡하고 네모난 갈등이 집단의 춤으로 둥글게 되어 밖으로는 하늘에 이르고, 안으로는 의식의 표면을 뚫고 들어갔다. 그들은 자신의 조상이 취했을 법한 모습과 행동을 했다. 고릴라같이 턱을 넓히고 광대뼈를 툭 튀어나오게 하고 눈썹을 두텁게 칠하였다. 특히 여인들은 자식을 더 많이 낳기 위해 하나 같이 가슴과 엉덩이를 과장될 정도로 크게 보이도록 했으며 그렇게 행동했다. 둥근 엉덩이는 활활 타올랐다. 춤의 율동 속에서 그들의 엉덩이는 더욱 방종해지고, 더욱 부풀어지며, 더욱 필사적으로 변했다. 춤추는 엉덩이는 고
연재
아시아씨이뉴스
2021.02.09 15:12
-
매양 차가울 것만 같던 한밤 달빛도 서서히 달아올랐다. 달빛 줄기가 한 대접 정화수에 몸을 풀 때처럼 계곡의 원형 축제장에 한 올 한 올 읽을 정도로 강하게 스며들었다. 오늘 모인 사람들은 하나같이 음풍농월로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을 얼빠지게 감탄사나 토해내는 그런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낙원도, 그렇다고 마냥 버러지가 사는 고통의 무대인 자연도 아닌, 있는 그대로의 자연에 탄탄히 두 발을 딛고, 자연을 삶의 일부로 해서 굳세게 살아가는 사람이다. 생활의 일부로서 정해진 과정의 축제가 마지막을 달리고 있다. 춤이란 계속 뜨거워야 한
연재
아시아씨이뉴스
2021.01.28 13:21
-
그녀는 때 아니게 맨손체조를 했다. 날렵했다. 일종의 준비 운동인 모양이다. 얼굴은 화장을 넘어서 분장에 이를 정도여서 어른거리는 횃불 아래서는 본얼굴을 볼 수 없었다. 그 옆에는 보조하는 한 여인이 있다. 여자들의 옷에 대한 고연실의 설명에 의하면, 이곳의 부유한 여인들은 봄과 여름에는 가는 모시나 명주로 만든 적삼과 치마를 주로 입는다고 한다. 약간은 과시를 위해 그리고 밤의 추위에 대비해 여인들은 미리 늦가을에나 입는 노랑가슴담비가죽으로 만든 적삼에다 연한 사슴 가죽으로 만든 바지를 기온이 떨어지는 저녁이 되자 갈아입었다. 그
연재
아시아씨이뉴스
2020.10.06 14:51
-
의무려산에서처럼 곁에서 서성거리다 가끔씩 책장을 넘겨줄만한 산들바람이 완전히 멈추었다. 그러더니 웬걸. 여름인데 갑자기 한 줄기 예리한 돌풍이 북쪽 등성이를 강타했다. 그러나 푸른 잎이 울창한 자작나무들이 충분히 행사장을 보호해주었다. 의무려산을 세밀히 관찰해온 돌욕은 그의 상상의 눈을 반짝이며 그 바람의 경로를 추적해 보았다. 빽빽한 자작나무들은 그들의 흰 둥치에 검은 천형天刑의 흔적을 더 남기는 일이 있더라도 돌풍에 필사적으로 저항한다. 그러자 축제가 열리는 계곡의 우묵배미를 의도대로 단숨에 강타하지 못한 돌풍이 예리한 소리대신
연재
아시아씨이뉴스
2020.09.21 13:42
-
보름날이 오자 자기도 모르게 돌욕의 발걸음은 빈주로 향했다. 오월 축제가 열리는 빈주 합수머리인 이송합랄伊松哈垃은 이통하伊通河와 송화강松花江이 합류하는 곳이다. 이통과 송화라는 연인이 항상 그리워하던 것이 병이 되어 헤매다가 이곳에서 영혼의 신성한 집적액集積液이 되어 서로의 상처를 핥아주며 뜨겁게 만나 부드럽게 휘감으며 흑룡강이 되고 아무르강이 되어 바다로 흘러가고 있었다. 인근의 한 샛강의 동쪽 지형 또한 절벽과 넓은 벌이 짝을 이루어 음양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돌욕은 그동안 등이 휠 것 같은 삶의 무게로 저녁이면 쑤셔오던 마음
종합
아시아씨이뉴스
2020.08.13 11:01
-
“강아지가 주인집이 가난한 것을 탓하지 않듯, 아들은 어머니가 못생긴 것을 탓하지 않는다.” “부모님께서 하시는 일은 하늘이 하시는 일임에 자식인 내가 더 어쩔 것인가?” 제일 먼저 가 보고 싶은 곳은 태조께서 세운 부여의 교육기관인 부학府學에서 거란학과 한학을 박사博士[황룡부의 거란 관리가 겸직하는 수도 있다]와 조교가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지가 보고 싶었다. 하지만 신분의 노출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어떻게 알았는지 은밀히 찾아온 황룡부의 장관인 부윤府尹과 황룡성 성주의 인사를 받았다. 강다린이 돌욕을 대신해, 동란왕이
연재
아시아씨이뉴스
2020.07.13 14:16
-
눈 녹은 봄물은 강의 굴곡진 곳에서는 한 번씩 흰 거품을 튀기며 울부짖듯 소용돌이치다가는 직선 유로에서 다시 유유히 흘러갔다. 떠날 때 이곳보다 훨씬 남쪽에 있는 의무려산과 요양성은 이미 봄이 지고 있었다. 초록 잎은 더 무성해졌으나 꽃은 지고 있는 중이어서 녹비홍수綠肥紅瘦라고 불러도 좋을 봄의 끝자락이었다. 요동대륙은 봄이 짧게 지속하다 금방 여름이 와버리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요하의 낙화유수落花流水 위로 고깃배가 오가고 강둑에는 벌써 떨어지는 꽃잎이 쌓이고 푸른 나무는 짙은 그늘을 이뤄, 가는 봄을 아쉬워했었다. 그런데, 이
연재
아시아씨이뉴스
2020.07.13 14:01
-
동란국[신발해국] 인황왕 감로 5년[930년] 4월 하순.의무려산을 떠날 때 헝클어진 머리카락 같은 풀섶으로 세차게 빗방울이 떨어졌다. 그것은 기도 같고, 통곡 같고, 절규 같았다. 떠도는 자의 영혼이 빗방울과 함께 도은곡의 떡갈나무 뼛속에 꽂혔다. 매달리는 돌욕을 내쳐버리고 저 혼자 남아 쓰러지는 빗살 꽂으며 떡갈나무는 일렁이는 물결에 바르르 떨고 있었다.의무려산을 선방禪房으로 화두 참선을 해 인생을 깨치려고 했던 꿈은 결국 무산된 것이다. 아무리 많은 책을 읽고 명상을 해도, 답을 모르는 답답함과 그 답답함으로 인해 온몸이 의심
연재
아시아씨이뉴스
2020.05.04 15:50
-
학다리 피리의 서글픈 가락이 주는 해악은 동거란국 국왕 즉 신발해왕 야율돌욕을 자꾸 작아지게 한다는 것이다. 침상에 누워 생각에 빠지면 마음이 끝 간 데 없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는 주저앉기 직전까지 갔다. 의무려산[현 중국 요령성 소재. 박지원의 열하일기와 홍대용의 의산문답이 일어난 산] 산신과 아버님을 만났다고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그중에는 은둔자로 살아도 황태자인 자신을 제치고 거란 본국의 황제가 된 동생 야율요골[대거란제국 제2대 태종 효무황제]에게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말을 들은 것은 치명적이었다. 돌욕은 도망과
연재
아시아씨이뉴스
2020.03.26 1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