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만물은 하늘의 뜻을 부여받은 신성한 존재

[주역엿보기/25.무망괘 / 감수 : 덕철 인교환] 사람은 죽는 순간까지 자아의 쇄신을 통해 자기 존재의 새 삶과 지평을 열어가기 위해 부단히 수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하늘로부터 타고난 순수한 심성을 잃어버리고 하늘의 뜻도 저버리기 쉽다. 그 때문에 무망은 빛의 회복을 통해 도달하게 되는 인간의 순수 본성에 대한 이야기다. 그래서 공자도 '빛을 회복하면 순수해질 것이다. 그래서 복에서 무망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무망이란 티 하나 없는 순수하고 지성스러운 정신을 의미한다. 무망괘는 거짓과 욕심, 이기심이 전혀 없는 맑고 순수한 본성으로 삶을 살아야 함을 가르치고 있다.
 
무망괘는 하늘이 위에 있고, 아래에 우레가 있어 천뢰무망이라고 부른다. 하늘 아래에서 음양의 두 기운이 화합하여 우레가 진동하는 형상이다. 만물은 우렛소리의 진동으로 순수한 생명을 부여받고 겨울잠에서 깨어나 활동을 시작한다. 옛 왕들은 이를 보고 넓은 도량으로 시절에 맞추어 만물을 보살폈다. 왜냐하면 사람과 만물은 다 같이 하늘의 뜻을 부여받은 신성한 존재인데, 특별히 사람은 하늘로부터 만물의 생명을 보살피는 능력과 과제를 부여받은 존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천뢰무망괘에서 무망은 삶을 크게 형통시켜 주는데, 정도를 지켜야지 정도를 벗어나면 실패하게 되고 나아감도 불리하다고 경고한다. 삶이 형통하려면 무망이라는 순수한 정신을 삶이 이어지는 동안 내내 항상 추구해야하며 순수하고 바른 길을 가야지 그렇지 않으면 재앙이 오고 좋을 일도 없다는 것이다. 순수의 정신은 어린아이의 순진이 아니라 만물의 이치를 깊이 깨닫고 분별하여 참자아를 실현하려는 지성적 힘이다. 그뿐 아니라 하늘의 뜻에 따라 올바른 길을 가려는 강인하고 위대한 힘이다. 그 때문에 순수의 정신으로 삶에 나서면 행복을 얻는데, 그 비결은 세속적 욕망의 세계에 마음을 두지 않고 순수하고 지성스러운 초심을 계속 유지하여 하늘의 뜻을 따르는 자족의 삶에 있다고 가르친다.
 
무망괘에서는 또 밭을 갈면서 즉시 수확하려하지 않고 개간을 하면서 곧장 좋은 밭이 되기를 바라지 않으면 하는 일이 잘된다고 말한다. 이는 욕심을 비우고 순수한 정신으로 일을 올바르게 수행하고 삶의 도리를 밝히면서 사리에 맞게 처신하고 경거망동하지 않으면 하는 일마다 잘된다는 가르침이다. 그렇지만 그러한 순수의 정신도 때로는 뜻밖의 곤욕을 치르기도 한다는 것을 주의시키기 위해 길가에 묶어둔 소를 행인이 훔쳐가면 그 동네 사람들이 곤욕을 치른다고 한다. 이 비유는 살아가면서 생각지 못한 억울함과 고난과 역경이 오더라도 순수의 정신이 상처받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삶을 더욱 아름답게 꾸리라는 조언이다. 올바른 정신을 지키고 바르게 살아가야 허물없는 삶을 살 수 있다며, 살면서 어떠한 상황이 오더라도 순수한 정신이 흔들리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교훈한다.
 
무망괘에서는 순수의 정신이 아프면 약을 쓰지 않아도 기쁨이 있다고 한다. 이는 순수의 정신에 도달하고 유지하려는 무망에의 집착이 심해져 병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스스로 자신을 다스리면 치유되는 기쁨에 이를 수 있음을 표현한 것이다. 그렇지만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고 순수의 정신만 믿고 나서면 재앙이 따르고 이로운 일이 없다는 경고도 기억해야한다. 순수의 정신이 극점의 경지에 도달한 무망의 삶을 유지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어려운지를 깊이 상기시키며, 항상 상황을 면밀히 살피는 높은 안목이 없는 지나친 무망은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염두해두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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