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를 구하고 완성하기 위해 대축의 포부를 품어야

[주역엿보기/26.대축괘 / 감수 : 덕철 인교환] 크게 쌓는다는 의미의 대축은 단순히 일신의 영달을 위해 재물이나 명예, 권력을 쌓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천하를 구하기 위해 크게 펼치려는 목적이 있음을 의미한다. 그 때문에 천하를 위해 대축이라는 큰 포부를 품은 자는 덕과 학문을 크게 쌓고 인재와 자금도 충분히 모아 널리 베풀어야 한다. 그래서 공자는 '순수의 정신을 가져야만 건강한 힘을 축적할 수 있다. 그래서 무망에서 대축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대축은 순수의 정신을 토대로 한 건강하고 생산적인 힘의 축적과 행사를 주제로 다룬다. 맑고 순수한 정신세계를 가진 사람은 사랑과 진리와 도의의 힘으로 자아를 완성하고 천하도 완성하려 하기 때문이다.
 
대축괘의 괘상은 산이 위에 있고, 아래에 하늘이 있어 산천대축이다. 이는 산 속에 하늘이 있는 모습이다. 요지부동의 우뚝한 산이 햇살과 비와 바람, 안개와 구름을 내리는 하늘의 창조적 역량을 축적하여 무성한 숲이 되어 만물을 길러냄을 은유한다. 이것은 사람들에게 만물의 생장을 돕기 위해 산처럼 중량감 있는 삶의 정신을 갖고 하늘같은 생명창조역량을 지속적으로 비축하라는 교훈이다. 그래서 군자는 이를 보고 옛 성현들의 말씀과 행실을 많이 배우고 익혀 자기의 덕성을 육성하고 수행한다.
 
산천대축괘에서는 만물을 생육시키는 하늘의 기운을 받은 산이 만물을 생장시키는 것처럼, 사람 또한 만물을 보살피는 특별한 재능을 타고났기에 그 덕성 완성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 때문에 대축은 올바른 정신으로 해야 이롭고 집에서 밥 먹으면서 지내지 않고 큰 강물을 건너는 것이 이롭다고 말한다. 이는 대축의 목적이 일신의 안일에 있지 않고 천하의 어려움을 구제하고 세상에 베푸는데 있으므로 위험도 무릅쓰는 굳건함과 올바른 정신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렇지만 위태로움이 있을 때는 그만두는 것이 이롭다고도 경고한다. 어떤 일이든 성급하게 나서면 실패하기 쉬우니 자신의 힘과 내외 상황을 고려하여 잘 판단해서 때가 아니면 물러나 힘을 기르는 것이 지혜이고 용기라는 것이다.
 
주인이 수레의 바퀴를 빼놓는다는 비유는 당시 문화를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이다. 주역이 쓰여질 당시는 수레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바퀴도 빼놓고 각 부분을 해체해 두어서 수레가 구르거나 하는 만일의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방지했다. 이렇게 바퀴살을 해체시킨 것처럼 스스로 정지하고 밝은 지혜와 덕을 쌓으며 하늘의 뜻을 수행하기 위해 건강한 힘을 온축하는 기회로 삼으라는 의미다. 또 좋은 말을 타고 길을 나서게 될 때는 어려워도 바르게 함이 이롭고 한동안 승마와 호위를 익히고 나아가는 것이 이롭다고 말한다. 이것은 언제든 뜻을 펼치게 될 때가 오더라도 자만하지 말고 게으르지 말고 부단히 노력하여 때가 오면 제대로 뜻을 펼칠 수 있게 늘 준비를 갖추고 있으라는 조언이다.
 
대축괘에서는 송아지 뿔에 막대기를 덧대는 것이 크게 길하다는 비유를 통해 불상사를 미리 막으려고 자라나는 뿔의 방향을 조정하기 위해 막대기를 덧대는 것처럼 마음속에 불건전한 힘이 자라지 않도록 어렸을 때부터 건강한 도덕의식을 배양하는 교육이 으뜸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거세당한 수퇘지의 뻐드렁니가 길하다는 말은 돼지 어금니의 힘을 조절하기 위해 거세한 것이 길하다는 의미다. 이는 조직의 각종 불건전한 힘을 제어할 책임을 가진 최고 지도자가 알아야 할 덕목으로, 힘으로만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기미를 살피고 요령을 찾아 근본적인 처방을 해야한다는 가르침이다. 그리하면 마침내 하늘 길이 사방으로 열리고 삶이 형통해진다고 말하는 이유는, 군자가 온축으로 모든 것을 다 쌓으면 창조적 역량을 마음껏 실현할 수 있는 대도가 하늘 길처럼 사방으로 열리고 삶도 형통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

 

저작권자 © 아시아문화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